전략구매

구매에서 예산통제는 꼭 필요할까?

제임스오 2025. 5. 30. 16:03

기업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구매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이 모든 구매가 자유롭게 이뤄진다면, 기업의 자금은 어떻게 될까요? 어떤 부서는 예산을 초과해서 사용하고, 또 어떤 부서는 꼭 필요한 예산조차 못 받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예산통제입니다.

예산통제란 무엇인가요?

예산통제란, 기업의 자금을 계획에 맞춰 적절히 사용하도록 관리하는 활동입니다. 특히 구매 부서에서는 구매요청부터 비용 지불까지 전 단계에서 예산이 초과되지 않도록 통제하거나, 실시간으로 조회하면서 관리합니다.

예를 들어, A 부서의 신제품 개발을 위한 예산이 1억 원으로 설정되어 있을 경우, 이 예산을 넘는 구매요청이 들어오면 시스템이 에러를 발생시켜 문서 생성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또는, 단순히 “예산을 초과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계속 진행되도록 허용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을까요? 이건 기업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산은 왜 필요한가요?

기업은 언제나 ‘계획’과 ‘실적’을 비교하면서 경영합니다. 계획이란 단지 신규 투자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기존 사업의 운영비용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활동 목표를 말합니다.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예산’이라고 하죠.

그런데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한 사업에 예산을 더 많이 쓰면, 다른 중요한 사업에 투자할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디에, 얼마나 쓸지를 미리 정하고 통제하는 것이 경영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예산은 어떻게 수립될까요?

기업의 예산 수립 방식은 보통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 하향식(Top-Down): 경영층이 먼저 예산 규모를 제시하고, 하위 부서에서 맞춰 편성
  • 상향식(Bottom-Up): 각 부서가 필요한 예산을 먼저 올리고, 전체 예산을 조율
  • 하이브리드 방식: 두 가지를 절충하여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예산 수립

예산은 회계연도 시작 전부터 준비되며, SAP ERP 같은 시스템에 반영되어 운영됩니다.
운영비는 비용부서(Cost Center)와 계정과목(GL Account)별로 등록되고, 투자 예산은 일반적으로 내부 오더(Internal Order)나 WBS(Work Breakdown Structure) 단위로 관리됩니다.

예산은 어디에서 어떻게 통제되나요?

예산은 단지 수립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집행 과정에서 시스템적인 통제와 조회 기능이 작동해야 합니다. 구매의 경우 다음과 같은 단계별로 예산이 반영됩니다:

  1. 구매요청(PR) – 예산이 설정된 상태에서 처음 집행 시도를 하는 단계
  2. 구매오더(PO) – 구매부서가 공식적으로 공급업체에 발주
  3. 입고(GR) – 실제 물품이 입고되는 단계
  4. 매입확정(IV) – 금액이 확정되어 회계에 반영되는 단계

이 모든 흐름을 P2P(Procure-to-Pay) 프로세스라고 합니다. 만약 SAP ERP에서 모두 처리된다면 기본 기능만으로도 충분하지만, SRM 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ERP 예산 마스터와의 연동(인터페이스)을 통해 각 단계마다 통제 방식을 세부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럼, 예산통제는 언제나 필요한가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창의성과 유연성이 중요한 산업(예: 엔터테인먼트, 디자인, IT 스타트업 등)에서는 자율성을 위해 예산통제를 느슨하게 적용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사전 차단보다는 사후 분석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제조업, 공공기관, 중견 대기업 등에서는 여전히 엄격한 예산 통제가 자금 유출을 방지하고, 조직의 책임성을 확보하는 핵심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결론, 구매의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울 것인가?

구매조직이 던져야 할 질문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예산을 사전에 통제할 것인가, 아니면 사후에 분석하고 조정할 것인가?”

예산통제는 ‘통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 전략적 결정을 지원하며
  • 조직 전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입니다.

기업의 상황, 업종, 조직문화에 맞게 예산통제의 강도를 설정하고, 구매조직이 책임감 있는 예산 집행자로 자리 잡는 것이 진정한 목적입니다.